[COLUMN] 




김동호와 함께하는 영화 축제산책 ㅣ 스위스의 로카르노 영화제





















▲ 야외상영장 피아자 그란데









배우 송강호가 오는 8월 7일 개막하는 제72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액설런스 어워드’를 받는다.


액설런스 어워드는 ‘독창적이고 뛰어난 재능으로 영화의 세계를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해 온 배우들에게 헌정’하기 위해 


2004년부터 수여해온 특별상이다.



그동안 수잔 서랜든, 존 말코비치, 이자벨 위페르, 줄리엣 비노쉬 등 


유럽과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받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인에게 수여된다.






로카르노는 스위스 서남쪽 마조레 호수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다.



인구 15,000명의 이 작은 도시는 매년 8월이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젊은 영화인들과 관광객들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도시 중앙에 위치한 피아자 그란데에서는 길을 막고 설치한 초대형 스크린과 무대에서 


매일 밤 경쟁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이 소개되고 밤 늦도록 영화가 상영된다. 


시내 곳곳에 있는 10여 곳의 영화관에서는 300여 편의 영화가 밤낮으로 상영되고, 


거리의 식당들은 웃고 떠들면서 술과 음식을 즐기는 영화인들로 밤새도록 초만원을 이룬다.















▲ 로카르노 영화제 개막식










열흘간 열리는 로카르노영화제는 전 세계 젊은 영화인들이 선망하는 신인감독의 등용문이면서 ‘젊고 생동하는 영화축제’다.






로카르노영화제는 베니스영화제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다.


제1회 칸영화제가 1946년 9월 20일에 개최되었다면 로카르노영화제는 이 보다 한달 앞서 열렸다.


1946년 8월 23일, 가로 8m, 세로 7m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그랜드호텔 정원에서 스위스 국기가 올라가고 국가가 연주되면서 


제1회 로카르노영화제가 화려하게 출범했다.






비 경쟁영화제로 시작된 첫해, 미국,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구(舊)소련 등 6개국 15편의 영화가 공식 초청되었고, 


이를 포함해 모두 38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특히 공식초청 영화가 상영될 때에는 그 나라의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연주되었다.






제2회 영화제부터 경쟁제도가 채택되어 르네 클레르 감독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가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제니퍼존스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68년부터 최우수 작품상은 그 명칭이 황금표범상으로 바뀐다. 






로카르노영화제에는 여러 분야에 걸쳐 상이 수여된다,


그러나 가장 치열한 부문은 국제경쟁부문의 황금표범상, 심사위원특별상, 최우수 감독상(Leopard for Best Director), 


최우수 여우상, 최우수 남우상과 주요 부문을 망라한 첫 번째 장편영화상 등 6개의 상이다.



오늘의 영화감독 부문의 4개의 상이 바로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이다.






수상자에게 수여 되는 상금도 어떤 영화제보다 많다. 


국제경쟁부문의 황금표범상에는 9만 스위스프랑이, 부문상에는 3만 스위스프랑이 수여된다.
















▲ 
야외상영장 피아자 그란데












첫 해 그랜드호텔정원에 설치되었던 대형스크린에 의한 야외상영은 로카르노 영화제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은 시내 중심가인 피아자 그란데에 가로 26m 세로 14m의 대형 스크린을 가설하고 


양쪽 길가의 건물들이 방음벽을 이루면서 많게는 8,000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한다.



비가 오면 인근의 체육장을 개조해 만든 3,600석의 오디토리엄 페비(Fevi)로옮겨 상영한다, 


오디토리엄 페비는 주간에는 매일 4회 국제경쟁영화를 상영하고 저녁에는 우천에 대비해 비워놓는다.






부산국제영화제도 로카르노의 야외상영제도를 벤치마킹, 1회부터 14회까지 14년 간 스위스에서 거의 같은 규모의 대형스크린을 임대하여 


수영요트경기장에 설치한 후 이곳에서 개·폐막식과 함께 매일 밤 야외상영을 실시했다.


지금은 영화의 전당에 마련된 반 야외공간에서 상영하지만...

















 페비극장에서 무대인사하는 박정범 감독과 배우








한국영화의 로카르노영화제 진출은 다른 영화제에 비해 비교적 늦은 편이다.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대상인 황금표범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을 받았고 박


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가 청소년 심사위원상을 받으면서 한국영화가 로카르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 한동안 한국영화는 초청받지 못 하다가 1999년 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이 청소년심사위원상을 받았고, 


2001년에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김호정이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가 <달마가 동쪽으로간 까닭은>에 이어 두 번째로 황금표범상을 받았고 


작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에 출연한 기주봉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에 비해 일본영화는 초창기인 1954년 <지옥의 문>(Gate of Hell, 테이노스케기누가사)과 



1961년 <야화>(Fires on the Plain, 곤 이치가와)가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1970년에는 <무조>(This Passing Life, 아키오 지소지)가, 


2007년에는 <사랑의 예감>(The Rebirth, 마사히로 고바야시)이 각각 황금표범상을 받았다.






내가 로카르노영화제에 처음 참가했던 것은 2002년, 그 이후 2017년까지 모두 일곱 번을 방문했다.

















 테레사 부위원장, 이레네 위원장, 필자











2002년의 첫 방문은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 회장인 인도의 아루나 바슈데프, 부회장인 나, 


그리고 베를린영화제 포럼 창설자이며 전해까지 책임자였던 울리히 그레고르와 함께 넷팩상 심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루 전에 도착한 나는 오전에는 유람선으로 로카르노-아스꼬나-브리사고 섬을 일주했고 


오후에는 트램과 곤도라로 로카르노를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가르다다 산의 정상(해발 1,670m)에 올랐다. 



호수 가운데 머문 유람선에서 때마침 도심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축제를 바라보았던 일이나 산의 정상에 올라 마조레 호수와 


그 가에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는 로카르노의 도시전경을 한 눈에 바라보던 일들은 잊을 수 없는 장관이었다.






특히 회갑을 맞았던 2007년에는 장미 60송이를 프레드릭 메르 집행위원장에게 선물했고, 


70주년을 맞이했던 재작년에도 나는 붉은 장미 70송이를 들고 영화제 사무실을 찾아 카를로 차트리안 집행위원장에게 선물했다.






카를로 차트리안은 내년부터 베를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게 되고 올해 열리는 제72회 영화제는 릴리 힌스틴이 이끈다.


이레네 비냐르디, 프레드릭 메르, 올리비에 페레 등 역대 집행위원장들과 나는 매우 친했고 올리비에 페레는 지금도 만나는 절친이다.



특히 오랜기간 부위원장을 맡았던 테레사 카비나(후에 아부다비 부위원장 역임)와 


지금은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30년간 로카르노영화제를 지켜 온 나디아 드레스티는 절친 중의 절친이다.






그래서 내가 로카르노영화제를 자주 찾았던 것 같다. 로카르노는 가면 갈수록 매력있고 친근해지는 도시다. 


새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로카트노영화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궁금해진다.























김동호 자문위원장







현재 (재)동대문미래창조재단 이사장이다.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문화공보부 문화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와 인연을 맺어 영화진흥공사 사장, 제1대 예술의전당 사장,문화부 차관 등을 역임하고 


우리나라 부산국제영화제의 탄생과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세웠다.


국내 영화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부산국제영화제의 아버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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