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리(祭り), 신(神)과 인간의 유희

일본 마쓰리의 기원과 역사                                                             

일본에는 다양한 형태의 마쓰리(祭り)가 행해지고 있다. 언제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는지 전해지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 또한 많다. 이러한 마쓰리는 개인, 조직 또는 지역에 따라 여러 차원이 존재하고,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변화되면서 다음 세대로 전승되고 있다.

마쓰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그 기본은 봄과 가을에 거행되는 제의와 관련이 있다. 봄에는 그해 농사가 순조롭게 되도록 기원하며 가을에는 수확물을 신에게 바치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이때, 신과 함께 준비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가무를 통해 신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여러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종교성이 스며있는 행위도 이루어진다. 마쓰리의 어원에도 ‘초자연적인 존재를 영접하고 경배하다’라는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마쓰리는 ‘고료(御靈)’라 불리는 ‘영(靈)’을 맞이하고 돌려보내는 의식 즉, 영신(迎神)과 송신(送神)이 기본 구조이며, 여기에는 신과 인간의 지극히 소박한 관계가 존재한다. 마쓰리에서 영신과 송신의 형태는 중세 말부터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일본적 제례라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마쓰리의 본질인 신과 인간의 교류라는 공통 요소는 계승하면서도 그 표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일본적 제례로서 풍류라는 사고와 함께 신을 맞이하고 섬기는 방법을 마쓰리의 행렬이 대체했다. 이러한 전통적 마쓰리는 세시 풍속과 조화되는 신화적 요소가 가미되며, 그 지역 특유의 문화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일본적 형태로 변화하여 현재에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 마쓰리의 구조는 일반적으로 금기(物忌), 신령래임(神霊来臨), 오코모리(お篭り), 나오라이(直会), 연회(宴)의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일정기간 동안 음식을 삼가고 재계(齋戒)하는 금기의 과정을 거치고, 경건히 신을 영입하고, 신불에 기원하기 위하여 신사나 절에 일정 기간 동안 머물고(お篭り), 인간과 신이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시며 가무를 즐긴다. 이때 신과 인간이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을 나오라이(直会)라고 한다. 이를 통해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모든 계층과 계급의 구분이 없어져 신과 인간, 세계가 화해하고, 화합하는 대동의 마당이 펼쳐지게 된다.

신사에서의 의례 과정이 끝나면 신여(神輿)행진이 이어진다. 신여는 미코시(みこし)라고 하며, 신사에 모셔져있는 신위(神位)를 옮겨 이동할 수 있게 한 일종의 가마이다. 이 신여가 지역 사회를 도는 것을 순행(巡幸)이라고 하는데, 신의 상징인 신체(神體)가 그 지역에 출어하는 것을 신여의 행렬로 표현한 것이다. 신을 모신 가마는 많은 사람이 지고 줄지어 행진하며, 야외에 설치한 오타비쇼(おたびしょ御旅所:신여를 임시 설치하는 자리)에 잠시 머무른 뒤 다시 신전으로 돌아가 신체를 신여에서 신전으로 되돌려 놓는다.

이 신여를 지는 사람을 카키테라고 한다. 예전에는 신여를 옮기는 것을 신성한 제례로 여겨 조용하고 엄숙하게 진행했지만, 현재는 신여를 흔들고 노래를 부르며, 함성을 지르기도 하는 등 흥을 돋운다. 신여를 장식하고 행렬을 만드는 방법은 그 마쓰리를 주관하는 집단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여 행렬이 시작되면 주민들은 카키테에게 주먹밥이나 음료 등을 제공하기도 하고, 일종의 찬조금이 담겨있는 ‘오하나(お花)’라고 쓰인 봉투를 건네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신여 행렬이 끝난 다음 타이코다이라는 순행 행사가 거행되는 곳도 있다. 타이코다이는 타이코(太鼓)라는 북과 함께 북치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누대(台)를 만들어놓은 일종의 가마이다. 이 신여는 17세기 이후에 일본의 여러 마쓰리에서 다시(山車:인형과 꽃으로 장식한 거대한 수레) 또는, 야마(山)라 부르기도 하면서 규모가 큰 것이 등장한다. 각 지역에서는 수레를 만들고 수리하는 기술 등이 여러 공예인들에 전승된다. 이러한 수레를 만드는 전통의 전승은 관련 장인들의 기술을 보존하고 향상시키면서 새롭게 변형하여 수레가 지역 문화의 상징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마쓰리는 대개 그 지역의 주체 세력이 중심이 되어 거행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지역 공동체 내의 혈통 조직에 공통된 조상신을 섬기는데, 이 수호신이 가족과 공동체의 일생을 돕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에 대한 이러한 의식은 단순한 종교적 행사가 아니라 지역민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공동체적 일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신여를 메고 거리를 돌며 행차할 때나 춤의 의식을 행할 때, 일치단결된 정신과 모습을 중요하게 여기며, 다른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신여 행렬을 통해 마쓰리는 절정에 이른다. 이러한 신여 행렬은 단지 흥겹게 즐기는 것 아니라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운명 공동체라는 강한 인식을 갖게 하며, 남녀노소가 모두 쉽게 따를 수 있는 동작으로 결속력을 다진다. 또 다른 지역과는 다른 문화적 특성에 대해서 자부심을 기르고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킨다. 이러한 면에서 일본의 마쓰리는 지역 공동체로서의 지역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대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마쓰리는 주체 세력에 종교적 순서를 통해서 그들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신분 확인을 통해서 그 지역 내의 정치적 질서를 합법화하고 보장 받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마쓰리를 주관하는 것, 제사에 마을 대표자로서 참여하는 것은 신으로부터 혹은,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인정받고 확인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 권력자가 자신의 의도를 마쓰리에 반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마쓰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권력의 대립이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는 적고, 오히려 일상의 갈등과 불만을 해소하고 색다른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공동체 질서 유지와 생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마쓰리는 신사에서 많이 열리는데, 신사는 마을 공동의 수호신을 섬기는 지역 주민의 정체성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종교적 심성에 의한 전통적인 마쓰리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은 문화적 일체감과 정신적 일체감을 갖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 사회에는 신에 대한 종교적 심성의 변화와 산업구조의 변화 등의 요인으로 전통적 마쓰리가 질적, 양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또한 도시에서는 많은 인구의 유입과 정착으로 국토 발전의 불균형과 인구 과잉, 과소 문제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 정체성을 인정하고 주민 참여에 의해서 생활환경 개선과 지역의 환경에 맞춘 지역 활성화를 추구하였다.

이에 여러 지역 사회에서는 전통 문화를 중심으로 지역 만들기, 마을 일으키기 등 사업을 벌이면서 전통 산업과 마쓰리를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받아 활성화시켰다. 전통적 마쓰리와는 다른 새로운 성격의 마쓰리가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현대적 개념의 마쓰리이다. 이런 현대적 마쓰리의 생성은 지역 재생 활성화 운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에 온 지역민들은 도시를 일시적인 생활의 토대가 아니라 영구적인 생활의 토대로 만들기 위하여 자신들을 위한 마쓰리를 만들고 있다. 현대적인 마쓰리는 지역 상권의 강화, 관광진흥을 위한 행사, 스포츠와 교육, 지역의 이미지 상승, 국제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 마쓰리가 제의성에 기초를 둔 유희로의 마쓰리였다면, 현대적 마쓰리는 많은 경우 제사의 의례성이 약화되거나 사라지며, 점차 놀이로서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유기준 공주대학교 명예교수

충남대학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으며,

문화관광축제평가위원, 공주대학교 문화유산대학원장,

공주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공주 백제문화제 집행위원장,

공주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 조직위원 등을 수행 중이다.

『축제와 문화』, 『관광문화재해설』, 『고도공주의 관광전략』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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