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통해 이어지는 켈트인들의 축제,

로리앙 인터켈트페스티벌 (Festival Interceltique de Lorient)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로리앙에서는 매년 8월초에 켈트 국가들의 그랜드 퍼레이드, 백파이프 경연대회 등을 위시해 10일간 축제 무대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로, 작년에 열린 47회 행사에는 4,500명의 아티스트와 75만 명의 방문객이 로리앙을 찾았다. 2018년에 열릴 제48회 행사는 8월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켈트 문화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느낌이다. 하지만 유럽 통합과 맞물려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이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현재의 유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1960년대에 미국이 상업화시킨 아일랜드 음악이 오늘날 켈트 음악의 주류로 간주되고 있기는 하지만 로리앙 페스티벌을 통해 소개되는 켈트 음악의 스펙트럼은 훨씬 다채롭고 화려하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언어와 인종적 정체성을 찾아 나선 이 축제가 소개하는 지역들만도 족히 10개 지역이 넘으며, 참가 국가 및 지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비록 켈트 국가(브르타뉴를 프랑스와 분리해 생각해야 할까?), 켈트 음악(체코를 비롯한 동유럽의 켈트 음악을 어디 편입시켜야 할까?), 켈트 문화(전기 켈트 문화인 할슈타트 문명과 후기 켈트 문화인 라텐 문명은 오늘날 켈트 음악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을까?)의 정체성에 대한 극히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로리앙은 복잡다단한 이런 문제들을 음악을 통해 풀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정치와 종교의 분열을 음악을 통해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로리앙 페스티벌이 점점 주목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스 등 켈트 지역의 많은 인구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남미 등으로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음악과 구전 전통 측면에서 그 어떤 단절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흐름이 단절된 유일한 시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뿐이다. 비록 농촌들이 공동화되고, 전통음악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더 이상 설 자리를 찾지 못했으며, 도시들이 살아있는 문화를 ‘민속(Folklore)’이라는 이름으로 폄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켈트 음악은 강좌와 연수, 학교교육을 통해 지방적 분파주의, 정책입안자들의 중앙집권주의와 싸워나가며 기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프랑스인들의 기획력이 페스티벌을 살려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매년 1월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에서 열리는 '켈틱 커넥션즈(Celtic Connections)' 페스티벌, 6월에 프랑스 낭트의 보주아르 경기장에서 열리는 셀티카(Celtica), 1948년에 창설된 후 매년 프랑스 켕페르에서 열리고 있는 코르누아이유 페스티벌(Festival de Cornouaille) 등이 켈트음악 관련 행사로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로리앙 페스티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켈트 문화 관련 행사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브르타뉴 방식의 멜팅팟(Melting pot)’으로 간주될 수 있을 정도로 장르의 혼합을 강조하는 로리앙 페스티벌은 파리 중심의 문화를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한 지역의 음악이 지역적 정체성을 뛰어넘어 세계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가장 모범적인 행사에 해당한다. 또 페스티벌은 급변하는 유럽과 세계 질서에 발맞추어 전통을 현재에 조율시킨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히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정체성 변화에도 부합하고 있다는 얘기다. 로리앙 측은 켈트 음악의 확산을 위하여 ‘켈트의 밤(Nuit celtique)’ 혹은 ‘성 패트릭의 밤(Nuit de Saint Patrick)’ 행사를 파리에서 간헐적으로 열고 있는 중이고, 코르시카의 다성음악을 수용하는 방식 등을 통해 켈트 음악의 외연을 확대시켜나가는 중이다.

1971년 시작된 인터켈트페스티벌은 켈트 국가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연례행사이다. 지역적으로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스, 맨 섬, 콘웰 섬, 스페인 북부의 아스투리아스와 갈리시아 지방,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 호주와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의 아카디아 지방이 골고루 섞여 있다. 뿌리를 찾는 행사인 동시에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인 까닭에 전통음악가, 클래식 연주자, 포크, 재즈, 락 음악 종사자, 안무가, 화가 및 조각가, 작가, 영화인, 학자를 망라한 많은 전문인들이 이 종합 예술제를 즐겁게 찾고 있다.

하지만 페스티벌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도박을 성사시킨 것으로 정평이 난 로리앙 페스티벌은 크게 4가지 모험을 시도하여 인정을 받았다. 첫 번째 모험은 인근 도시 브레스트(Brest)가 원치 않던 행사를 로리앙으로 가져온 것이다. 두 번째 모험으로는 문화를 파생시킨 사회와 문화 사이의 일치, 다시 말해 표본실에 박제된 문화 대신 전통문화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문화적으로 서로 연대할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켈트 인종의 다양한 공동체들을 한데 묶는 것이 세 번째 모험이었고, 불확실한 성공을 위해 파리로 무작정 상경하는 지역 출신 예술가들을 잡아놓은 것은 네 번째 모험이었다. 그에 따라 예술가들의 재능을 극대화시키고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장이 강구되며, 로리앙 페스티벌은 브르타뉴 음악인들에게 호구책을 제공하는 일종의 제2시장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1980년대에 브르타뉴 음악에 대한 관심이 퇴조했을지라도 문화단체들과 음악원의 지원을 받아 브르타뉴 지역은 수천 명의 음악인들을 양성하기에 이르며,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음악인들에게 충분한 숫자의 관객들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통계로 살펴본 페스티벌은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매년 8월 첫 주 금요일부터 두 번째 주 일요일까지 개최함을 원칙으로 삼으며, 로리앙에 산재한 15개 공연장을 공연장소로 삼고 있다. 켈트 국가들 및 켈트식 표현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 국가들이 정기적으로 만남의 장을 가지는 것을 콘셉트로 채택하고 있는데, 예산은 약 40억 원 정도이고 자체 예산 비율은 75%이다. 수송, 식사, 숙박, 국제 연락, 파트너 모집, 새로운 예술가 발굴, 무대장치, 연극 공연 등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조직위원회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축제의 실제>

페스티벌이 열리는 주요 공연장들은 항구로부터 무스투아르(Moustoir) 경기장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펼쳐져 있다. ,5000석을 구비한 케르그루아즈(Kergroise) 공연장, 경제계 인사들의 회합 장소로 이용되는 클럽 K(Club K), 매일 저녁 페스트-노즈(Fest-noz)의 음악가들 공연이 열리는 카르노 홀(Salle Carnot), 매년 초청국가의 특별 전시회가 열리는 갈르리 뒤 파우에딕(Galerie du Paouëdic), 폐막 콘서트가 열리는 무스투아르 경기장 등이 주요 공간이며,

‘바가두(Bagadoù) 챔피언십’, ‘국제 파이프밴드 챔피언십’, 가장 테크닉이 뛰어난 브르타뉴 그룹들과 전 세계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그룹들이 참가하는 ‘백파이프의 밤’, 약 700명의 음악인들이 참가하며 조명, 대형 영상, 불꽃놀이 등의 첨단 기술이 총동원되는 ‘마법의 밤’ 등이 그 장소들을 채우고 있다.

프로그램이 매년 달라지기는 하지만 일부 행사들은 지속적으로 개최된다. 약4,500명의 음악인 및 무용수들이 약 3시간 동안 시가를 행진하는 ‘켈트 국가 대(大)퍼레이드’, 축제 분위기 속에서 6개 무대에서 40여 개 그룹이 연주하는 ‘항구의 밤’, 어부들의 노래를 들으며 식도락 행사를 즐기는 ‘코트리아드(Cotriade)’는 연례 축제들이다.


<관련용어 익히기>

칸 하 디스칸(Kan ha diskan) : ‘화답송’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음악의 형태는 같은 제목의 노래를 두 가수가 부르는 식이다. 한 가수의 마지막 구절을 다른 가수가 반복하여 부르며 시작하고, 이 가수의 끝 구절을 아까 가수가 다시 반복하는 식이다. 페스트-노즈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노래다. 대표적인 음악인으로는 고아덱(Goadec) 시스터즈, 얀-판슈 케메네르(Yann-Fanch Kemener) 등이 있다.

바가드(Bagad) : 브르타뉴어로 ‘Bagad ar sonerion’의 약어로, ‘그룹’, ‘연주 단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 백파이프인 비니우 브라즈(Biniou braz), 봉바르드(Bombarde) 및 타악기로 구성된다. 최초의 그룹은 1932년 파리에서 에르베 르 멘(Hervé Le Menn)이 조직한 KAV(Kenvreuriezh ar Viniaouerien)이다. 브르타뉴에 만들어진 최초의 단체는 1943년 결성된 보다데그 아르 소네리온(Bodadeg ar Sonerion)이다.

페스트-노즈(Fest-noz) : ‘밤의 축제(Fêtes de nuit)’라는 뜻을 가진 브르타뉴어로, 복수로는 ‘Festoù-noz’라 쓴다. 브르타뉴의 전통 축제로 주로 무도회가 열린다. 문화의 전파를 위해 브르타뉴 바깥쪽에서 많이 열렸다. 중세로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페스트-노즈는 1950년대에 뢰이즈 로파르즈(Loeiz Roparz)가 고안해냈다. 일반적으로 향토음식인 갈레트, 크레프, 시드르, 맥주 등을 들면서 춤과 식도락을 동시에 즐기는 방식이다. 최근 페스트-노즈에 참가하는 일부 그룹들은 신시사이저 같은 악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금관악기들도 점점 많이 동원되는 추세다.

그웨르즈(Gwerziou) : 가사 속에 슬픈 내용이나 역사를 담고 있는 브르타뉴 지방의 노래


이상빈 자문위원

프랑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대우교수로 재직 중.

저서로 <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유럽의 어제와 오늘> 등이 있으며,

역서로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나폴레옹의 학자들>,

<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

<르몽드 20세기사>, <동성애의 역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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