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Leader]


내 영화의 2막이 시작됐다

이•창•동 (영화감독)



8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이 오랜 침묵을 깨고 영화 <버닝>으로 돌아왔다.

5월17일 개봉을 앞둔 <버닝>은 제작 발표와 배우 선정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영화 완성 소식에 칸 영화제가 즉각 경쟁부분에 초청하는 등 국내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누구보다 먼저 이창동 감독이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를 듣기 위해 FESTIVALall 이 찾아갔다.



edit Kim Jeongwon photograph In Junecheul


<초록물고기(1997년)>, <박하사탕(1999년)>, <오아시스(2002년)>, <밀양(2007년)>, <시(2010년)>까지.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유행이나 대중의 취향에 맞춘 작품이 아니다. 가장 ‘그’답게 ‘그’의 색과 호흡으로 만든 영화에 대중은 반응했고, 다른 영화가 그의 뒤를 따랐다. 곧 개봉할 <버닝> 역시 이창동 감독만의 문법을 스크린 위에 보여줄 것이다.




영화, 세계, 혹은 삶에 대해 질문하는 새로운 방식

이창동 감독을 뉴스가 아니라 영화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 감독은 ‘내게는 시간이 참 빨리 갔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감독을 시작하며 작품을 5편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버닝>이 자신의 영화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여서 다른 많은 것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 후반의 청년이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자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한 또 다른 청년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 명 사이에 어릴 때 친구였던 여성이 등장하게 되죠. 이 세 사람은 지금을 사는 젊은 세대를 각각 대변하는 인물이에요.”


 


2010년 다섯 번째 영화 <시>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후, 이창동 감독은 스스로 영화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물을 파 내려가듯이 자신의 내면을 향해 깊게 침잠했던 8년의 시간. 이창동 감독은 마침내 여섯 번째 영화 <버닝>으로 돌아왔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늘 새로운 문제를 풀려고 해요. 이런 새로운 질문이 내게 동기 부여가 되죠.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같은 방법으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버닝>은 그런 면에서 새로운 게 있었습니다. 영화나 세계, 혹은 삶에 대해 질문하는 새로운 방식이 있었던 것이죠.”



 


영화, 축제 같은 것


“영화감독은 남의 이야기를 대신 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이야기꾼의 본질에 가깝죠. 주변인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 삶의 방식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삶의 방식을 영화적인 방식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 관객이 찾아가길 바랍니다. 저 역시도 그 답을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이창동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꿈꾸고, 여기에서 희열을 느낀다. 소설가에서 영화감독으로 옮긴 것도 영화가 소설보다 더 ‘소통하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물론 영화 중에서도 소비되는, 소비를 지향하는 영화도 있지만, 영화가 관객과 소통하는 힘은 소설이 가진 것보다 훨씬 크다. 이런 영화의 소통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영화제이다. 우리나라 감독 중에서유 독 칸이 사랑하는 이창동 감독.

<밀양>, <시>에 이어 <버닝>까지 세 편이 연속으로 칸에 공식 초청된 이 감독은 영화제야말로 영화의 속성이 극대화되고 집약된 축제라고 말한다.



“영화제도 ‘Festival’이란 이름을 달고 있죠. 축제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즉, 영화제는 영화인과 일반인이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뜻이죠. 칸 영화제는 레드카펫을 중심으로 한, 정장에 나비넥타이, ID카드를 소지한 영화인의 축제입니다. 세계 영화인이 모여 거대한 영화 마켓이 열립니다. 다른 영화제와 다른 점이죠.”



이창동 감독은 작은 영화제일수록 관객과 접촉면은 넓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영화라는 공통의 코드를 가진 영화인과 관객이 소통하는 축제. 그것이 작은 영화제의 매력이다. 이런 ‘소통’은 영화의 속성이고, 축제의 속성이기도 하다. 영화가 스크린 위에 펼쳐진 타인의 삶과 소통하는 과정이라면, 축제는 신과 인간, 세계와 인간,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는 과정이다. 이 소통을 통해 기뻐하고, 슬퍼하며 삶을 공유하게 된다.



마침표를 찾아서


영화 <버닝>의 원작인 하루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밤의 어둠 속에서 나는 때때로 불에 타서 무너져가는 헛간을 생각한다.”

이창동 감독 스스로 ‘수수께끼가 가득한 미스터리 스릴러 정도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버닝>의 마지막 문장, 이창동 감독이 선택한 마침표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가 건넨 마지막 문장을 읽고 우리는 어떤 소통을 하게 될 것인가?

질문은 던져졌으니, 이제 답을 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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